밭재배 재래종 벼의 가뭄저항성 및 잡초경합성
이화선
요약
밭벼는 과거 빗물에 의하여서만 벼를 심어 재배할 수 있는 천수답天水畓이나 수리水利불완전답에서 쌀 자급을 목적으로 키우던 때가 있었다. 그러나 최근에는 가뭄피해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생태친화형 벼농사로 주목받고 있다. 밭벼재배[육도작陸稻作] 시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가뭄피해 외에 문제잡초(생태계교란식물)의 발생에 있다. 문제잡초는 ‘무농약’, ‘무퇴비’, ‘무경운’ 농법을 지향하는 농경지에서 더욱 두드러진 발생양상을 나타낸다.
이 연구의 목적은 생태친화형 밭벼재배 시 가뭄저항성 및 잡초경합성이 높은 벼 품종을 선별하는 데 있다. 이를 위한 방법으로 경상북도 군위군 광현리(장대골) 일원의 세 군데 밭(전체합산 공부면적1,992㎡, 재배면적1,318㎡)을 시험재배지로 선정하였다. 군위군은 경상북도 내륙 중앙에 위치한 곳으로 풍해나 수해 보다 가뭄 피해가 높게 기록되는 지역이다. 시험재배기간은 2020년 5월 1일부터 2022년 보고서 작성일 현재까지 3개년에 걸친다. 연구대상은 31개 재래종 볍씨이며, 이 볍씨를 비화학적 전통농업기술에 따라 파종(직파直播)하여 활착도와 생육상태를 비교, 고찰하였다.
연구결과 재래종 벼 가운데 ‘육월도(적미赤米계열)’와 ‘노인도’가 시험군 중 가장 높은 잡초경합성과 가뭄저항성을 나타냈으며, 내한성耐寒性 또한 높게 나타났다. ‘육월도’의 경우 키높이는 냉해가 있던 2020-2021년에 평균 160㎝를, 기록적인 가뭄이 있던 2022년에는 평균 90㎝ 안팎을 나타내었다. 그러나 알곡 수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. ‘육월도’는 가뭄피해지역에 매우 적합할 것으로 판단되나, 다른 품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키가 높아 풍해 발생지역에는 적합도가 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. 그 다음으로 북한 지역의 ‘평양’, ‘북흑조’, ‘흑갱’ 3종이 가뭄과 냉해에 비교적 높은 저항성을 보이고 있으나, 잡초경합성은 취약하게 나타났다. 소출량 또한 미미하여 육종의 필요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.
그 외 찰벼 가운데 ‘궐나도’와 ‘돼지찰’은 2022년이 파종한 첫 해여서 분명한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하였으나, 가뭄에 대한 저항성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. 재래종 벼는 아니나 ‘알큰찰’ 역시 파종 후 130여 일이 경과한 때까지 알곡을 패지 못하고, 평균 키높이 30㎝ 안팎을 기록하는데 불과하여 가뭄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된다. 그러나 세 종류의 찰벼, 즉 ‘궐나도’와 ‘돼지찰’, ‘알큰찰’을 통해 파종형태가 가뭄저항성에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관찰된 것은 유의미한 결과로 볼 수 있다. 즉, 전자인 ‘궐나도’와 ‘돼지찰’은 3주 간 모판에 싹을 틔워 이식하였고, 후자인 ‘알큰찰’은 직파를 한 실험에 따른 것이다.
육도작 쌀의 수도작 대비 성분 및 구조 등 분석은 공동연구가 필요한 분야여서 다음 과제로 남겨두었으나, 세미洗米과정에서 나타난 동할胴割상태와 취반 시 향미와 식감 등 감각평가 결과는 이 연구물에 게재하였고, 향후 고부가 술쌀 적합성에 대한 후속연구를 예정하고 있다. ◈
※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(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)의 ‘인문사회과학문야 신진연구자 지원사업’에 따라 수행된 제 2년차 연구물(과제번호 202101600001)입니다. 연구를 위해 시험재배지를 내어주신 한국천문연구원의 박찬 박사와 재래종 볍씨를 나누어주신 경기도의 이근이 농부에게 감사를 표합니다.